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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클럽 룩북의 치명적 오해와 진정한 무드의 재구성

다들 공항 클럽 룩이라고 하면 뻔한 생각부터 한다. 편안함과 화려함의 적절한 조화 같은 교과서적인 소리 말이다. 하지만 그런 식의 접근은 패션에 대한 모독에 가깝다. 단순히 이동이 편한 옷에 액세서리 몇 개 얹었다고 해서 그게 룩북이 될 수 있을까. 나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대다수가 추구하는 그 소위 정석이라는 스타일은 사실 개성 없는 군중 심리의 결과물일 뿐이다. 진짜 공항 클럽 룩은 안락함이라는 강박에서 벗어나 오히려 약간의 불편함과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서 시작된다.

특히 많은 이들이 추천하는 오버사이즈 셋업의 남발은 이제 지겨운 수준이다. 넉넉한 핏이 주는 여유로움이 세련됐다고 믿는 모양인데, 내 관점에서 그건 그냥 잠옷을 입고 나온 것과 다를 바 없다. 차라리 몸의 선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슬림한 실루엣에 투박한 외투를 걸치는 불균형의 미학을 시도해야 한다. 점수를 매기자면 뻔한 셋업 룩은 10점 만점에 3점 정도다. 반면에 상충하는 소재를 섞어 쓴 룩은 9점을 줄 용의가 있다. 가죽과 실크, 혹은 거친 데님과 섬세한 레이스를 섞는 식의 파괴적인 조합이 필요하다.

신발 선택에서도 대중의 흐름을 거슬러야 한다. 누구나 신는 편한 운동화는 공항이라는 공간의 특수성을 너무 정직하게 반영한 결과다. 정직함은 패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요소다. 오히려 굽이 높은 부츠나 앞코가 뾰족한 구두를 선택해 걸음걸이조차 의식하게 만드는 그 팽팽한 긴장감이 클럽으로 이어지는 서사를 완성한다. 발이 좀 아프면 어떤가. 그 불편함이 주는 고결한 분위기가 당신의 정체성을 증명하는 법이다. 무조건 편한 게 최고라는 논리는 패션이 아니라 생존 전략에 가깝다.

결국 룩북의 핵심은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본인의 고집을 얼마나 세밀하게 구현했느냐에 달려 있다. 단순히 유행하는 아이템을 나열하는 리스트는 정보로서 가치가 없다. 소재의 질감 차이를 분석하고 색상의 대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집요함이 있어야 한다. 채도가 낮은 무채색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강렬한 원색을 배치하는 과감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남들이 이상하다고 말하는 그 지점이 바로 당신이 가장 빛나는 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진짜 멋은 정답지가 없는 곳에서 스스로 오답을 정답으로 만드는 힘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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